수필은 시도다

짧은 생각들_김성우 단장집_<<수평선 너머에서>>

갑자기여인 2018. 9. 12. 23:08

 

 

 

                                                                                                           ↑ 꽃작품:갑자기 (운정꽃꽂이회장)

 

김성우 단장집 『수평선 너머에서』

 

 제1부 짧은 생각들

 

 

 

1_1인간은 파이(π), 신은 루트 파이(  ).

1_19 모든 인간은 위선자다

       왜 동물들 처럼 당당히 빨가벗고 다니지 못하는가.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

1_30 바다가 보고 싶듯 바닥이 깊어 닿지 않는 사람을 보고 싶다

Ⅱ_1 시간은 정직한 사기사. 정확한 시간에 안 속은 사람 없다.

Ⅱ_6 음악을 듣고 있으면 한 음 한 음은 세월이 가는 소리다.

Ⅱ_8 시간은 청개구리, 빨리 가라면 천천히 가고 천천히 가라면 빨리 간다

Ⅲ_23 사람의 인생은 A-E-I-O-U. 인생이 어릴 때는 A(아) 발음 때의 입모양처럼 크게 벌어졌다가

        차츰 E(에)-I(이) -O(오)로 오므라들면서 늙으면 U(우)발음 때의 입 모양처럼 닫힌다.

Ⅲ_32 "문체는 그 사람"이라지만, 인생도 문체가 있고 인생마다 그 문체가 다르다.

Ⅲ_38 통영의 시내버스 안에서 두 할머니끼리의 대화

         "오대 가노?"

         "벵언 간다."

         "와?"

         "허리가 아파 꼼짝 몬 하것다. 인자 다 살았는 갑다."

         "우짤 것고."

         맞다. 인생은 "우짤 것고"이다. 사람이 인생을 어쩔 것인가, 속수무책이다

Ⅳ_3  옷을 넉넉하게 입으라. 마음도 넉넉해질 것이다. 호주머니 없는 옷을 입으라. 소유욕이 사라질 것이다.

Ⅳ_18 보도블록 사이에 낀 잡초를 뽑아보니 왼손으로 뽑는 것이 오른손보다 훨씬 쉽게 뽑힌다. 힘이 덜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오른손처럼 능하게만 살려고 한다. 왼손처럼 서투른 듯 살아라

Ⅴ_11  세상에는 형용사가 너무 많다. 많아야 할 것은 동사인데도.

Ⅴ_ 39 산문정신뿐 시정신이 없는 사람을 속물이라고 한다.

Ⅵ_22  그러나 샤갈의 그림을 보아라. 사랑은 무중력이가

 

Ⅷ_2  숟가락을 손가락으로 쓱쓱 문대 닦는 할머니의 손은 깨끗하다.

ⅩⅢ_29 연필을 발명한 사람은 위대하지만 지우개를 발명한 사람은 더 위대하다

 

 

 

 

 

18. 바다는 하나님의 얼굴-- 바다와 섬

 

18_1 강물의 흐르는 시간은 바다의 영원에서 멈춘다.

18_2 섬은 공간만 고립된 곳이 아니라 시간도 고립된 곳이다.

       섬에서는 시간이 강물처럼 흐르는 것이 아니라 바닷가의 조수처럼 밀려왔다 밀려갔다 제자림걸음을 한다.

18_9 고원 지대에서 태어난 화가 쿠르베는 스무 살이 넘어 처음 바다를 보고 감동한 후 해경(海景)을 즐겨 그렸듯이, 평생 바다를 본 적이 없는 베토벤이 바다를 보았더라면 그의 음악이 달라졌을 것이다.

18_21 하나님이 있다면 바다는 하나님의 얼굴이다.

        "하나님은 상하지 않고 변하지 않는 거룩한 존재"라면 [성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제7권]

         바다 말고 썩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것이 세상에 있는가.

18_29 푸른 바다뿐 아니라 가을도 흰빛이 가장 빛나는 계절이다

         흰 구름, 흰 깃발, 흰 빨래……

         하늘이 짙푸르기 때문이다

19_9   물의 종류는 손수건에게 물으라

19_23  어느 지휘자가 신호를 주기에 같은 고향의 같은 꽃끼리는 같은 시기에 일제히 개화하는가

19_27  자기 물건을 팔면서도 온 거리를 아름답게 하는 꽃 가게

20_5   무슨 말로 정의해도 다 정답인 것이 시(詩)다

22_22  문장은 생각의 얼음이다

          깊은 생각이 얼면 명문장이 된다

27_41  아리스토텔레스기 읽었던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나도 읽고 있다

          그러니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동시대인이다.

29_49  나는 나를 내던지기 시작한다. 보릿자루처럼.

         지금까지 나는 나를 너무 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