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살얼음 아래 같은 데 1 /문태준

갑자기여인 2023. 1. 5. 21:01

<필사>

 

문태준 시집 《그늘의 발달》

 

「 살얼음 아래 같은 데 1」

 

 

   가는, 조촘조촘 가다 가만히 한자리서 멈추는 물고기처럼

 

   가라앉은 물돌 곁에서, 썩은 나뭇잎 밑에서 조으는 물고기처럼

 

   추운 저녁만 있으나 야위고 맑은 얼굴로

 

   마음아, 너 갈 데라도 있니?

 

   살얼음 아래 같은 데

 

   흰 매화 핀 살얼음 아래 같은 데

 

2022년12월21일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