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겸손이 무엇인가 묻는 님께

갑자기여인 2011. 9. 24. 21:54

 

 

                                                 율동공원에 피어있는 상사화, 금년에 식재하였나보다. 금년은 초라하나 내년엔 번성할 것이다.

 

 

 

 

사랑하는 님께

 

어제 만났는데, 오늘 또 만나고 싶어서 대신 글을 씁니다.

점심을 들면서 3~4 시간을 같이 보냈어도, 님과 대화가 부족하였나 봅니다.

 

최근까지는 늘 마음에서 생기는 상황이 육신의 상황보다 훨씬 무겁고 어렵다고 생각한 적이 더 많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마음의 상처가 육체의 아픔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렇게만 생각되지 않더라고요.

어제 대화중에 뜬금없이 '겸손'이 무엇이냐고 대답을 요구하는 님께, 사전을 찾아보라던 어떤 분을 한 대 때리고 싶더라고요ㅎㅎㅎ.

아무튼, 님께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단단히 뭉쳐있음을 느꼈습니다. 님이 '겸손'이 무엇인지 몰라서 묻는 질문이 아니라 무엇을 터뜨리고 싶고,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몸부림으로 보였습니다.

'겸손'이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것은 우리 다 알고 있지요. 부족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겸손'이란 것은 어디서나 공평하고 화평을 가지고 행하는 것이 아닐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은 일인일색이어야 하는데, 그래도 일인양면 정도도 정상?으로 생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인십색으로 도섭부리는 인간이 있습니다. 그로 인해 상처받고 고민하면서 좌절할 때가 있습니다.

 

속담에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라'는 말 아시죠. 자신을 괴롭히거나 신경이 쓰이는 사람에게 떡 하나 더 줄 수 있지요. 뭐 두어 개쯤 더 줄 수 있는 물질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으로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서도 풀리지 않으면 떨어서 없애야합니다. 안 보는 것이 상책입니다.

몇 년 전 컴퓨터가 없을 때, 각종 서류를 종로에 나가 붓글씨로 받아올 때가 있었지요. 친구가 자기의 것도 같이 해오라고 해서 그러마하고, 좀 후에 해왔더니, 빨리 해오지 않았다고 지금까지 소요되는 경비나 수고는 생각하지 않고 뒤돌아서는 것입니다. 그 후론 저를 멀리하면서 이상한 말까지 퍼뜨리고 다녔답니다. 아직도 저는 억울하지만, 지금은 멀리 있어서 서로 보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깊어 가는 이 가을밤에

인터넷에서 임긍수 작곡<옛님>을 찾아 들어보세요.

너무 좋은 가곡입니다.

많이많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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