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시도다

수필 아포리즘_윤재천

갑자기여인 2015. 5. 20. 17:46

수필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 <수필은 시도다>라는 카테고리 하나를 첨부한다.

윤재천 교수님이 엮은 『실험수필』중에서 「수필 아포리즘」1~30 중 일부를 게재한다.

 

수필의 새로움을 여기서 찾다

『실험수필』 윤재천 엮음

                                      수필 아포리즘

                                      윤재천 (전 중앙대 교수, 한국수필학회 회장, 「현대수필」 발행인)

 

 

  1.수필은 인간학

   인간내면의 심적 나상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그려내는 한 폭의 수채화.

   한 편의 수필에는 자신의 철학과 사유를 통해 현재와 과거의 행적, 미

래를 예시하는 메시지가 담겨있어야.

 

   2.수필은 창작문학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문학이 아님.

   함축과 묘사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형상화하여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야.

 

  3.수필은 신문고(申聞鼓)

   정도(正道)를 꿰뚫는 혜안과 통찰력이 필요.

   논설이나 훈계조의 직설화법이 아니라 정서로 다가가는 메타포.

   작가는 세상을 향해 눈과 귀를 열어놓아 시대의 흐름을 간파하는 독

창적인 시각을 잃지 말아야.

 

   4.수필은 진실게임

   간결하면서 힘 있는 주장, 맛깔스러운 언어선택, 자연스러운 문맥의

흐름을 통해 읽고 나서도 여운을 지녀야.

   번쩍거리고 화려한 글은 눈길을 끌지만, 진실이 담겨있지 않으면 곧

외면,

   지나친 미문(美文)은 진실을 호도할 위험이 있어.

 

   5.수필은 노정(路程)의 문학

   묵묵히 나만의 세계를 열어야.

   긍정적, 적극적 자세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고나가 새로운 글의

세계를 열어가야.

   진실을 잃지 않는 발전적 변화의 모색은 수필가가 추구해야할 진정한

세계.

   진정한 글은 완성을 향해가는 노정이 있을 뿐.

 

   6.수필은 열린 문

   모든 장르를 함의한 문학으로의 포용력을 지나려면 융합적 사고로 종

합예술의 당당함을 지녀야.

   자신만의 수필론(隨筆論)을 확립하되 남의 주장도 존중하는 여유와 인

품이 필요해.

   끊임없이 정화장치를 가동해야. 

    

   7.수필은 풍류문학

   같은 것을 보아도 자신만의 심안(心眼)으로 마음의 움직임을 진솔하게

따라가는 글.

   고택(古宅)의 누마루에 걸터앉아 그 집의 생성연대를 가늠하기보다 살

았던 사람의 숨결을 귀담아 들어야.

   한 칸의 작은 방을 보고 그 방안에서 이루어졌던 담론과 애환에서 역

사의 한 면을 느끼고 보듬어야.

 

   8.수필은 전천후문학

   모든 작품이 천편일률적 범주 안에 고정되면 이를 예술행위에 근거한

작품이라고 할 수 없어.

   구체적 해결방법은 장르적 편견을 극복하는 일.

   퓨전문학이 양산되고 함축과 상징으로 인지되던 시가 사설(辭說)을 도

입하고 허구의 문학인 소설이 수필과 그 차이를 변별할 수 없어.

   수필도 고정관념을 깨고 상상력 도입이 필요해.

 

   9. 수필은 시도

   무수한 시도 가운데 발전이 있음.

   긍정적, 적극적 자세로 옳다고 생각한 것은 밀고나가 새로운 나만의

세계를 열어가야.

   진실을 잃지 않는 발전적 변화의 모색은 수필가가 추구해야할 진정한

아포리즘.

   좋은 수필에 관한한 완성은 없어.

   끝없는 시도와 도전이 있을 뿐.

 

   10. 수필은 백인백색(百人百色)

   작가 자신의 천재성을 살려야.

   수필쓰기에 구성이나 소재와 주제에 대해 디테일한 강의를 하지 않는

것은 선험의 이론 없이 열린 마음으로 글을 쓰라는 의도.

   좌충우돌의 시도로 천신만고 끝에 얻어진 작법이 자신만의 노하우와

천재성으로 이어져 타인의 글과 비교될 수 없는 특색을 지니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