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수필의 다양한 모습을 찾아-<수필은...> (2)
    수필은 시도다 2019. 9. 27. 16:00

    윤재천 엮음 · 김 종 그림 (2)

    수필은….인간내면의 심적 나상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그려낸 한 폭의 수채화

     

     

    * 누가 수필을 써야 할까

                             김  학(수필가, 전 펜클럽 부이사장)

     

               수필가는 시인이나 소설가, 희곡작가, 평론가 등 다른 어느 문인보다도 더 철저한 한글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 세종대왕께서 창제한 한글을  제대로 지키고 발전시켜야 하는 게 수필가들의 임무이니까. 수필은 서른여섯 살이 넘은 중년이 쓰는 글이라는 피천득 수필가의 이야기는 바뀌어야 한다. 소년이나 청년들도 그 나름의 체험을 바탕으로 수필을 쓸 수 있고 또 써야 한다.

    수필문단이 늦깍이들만의 문학경로당이어서는안 될 것이다.

     

     

    *마음의 오솔길을 걷듯 쓰는 수필

                            김후란(시인, 「문학의 집·서울」이사장)

     

              비 오는 날 창밖을 내다보면서 문득 언젠가 걸었던 오솔길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추억이 묻어있는 그 길… 가벼운 옷차림으로 스카프 한자락을 바람에 날리며 마음의 오솔길을 걸어가듯 수필을 쓴다. 수필은 시나 소설보다 자유롭게 잠들어있는 생각을 끌어내어 속삭이듯이 쓰는 글이다.

              그래서 정겹다.

     

     

     

    *수필 마을

                   나태주(시인, 공주문화원 원장)

     

              수필의 마을은 시의 마을과 소설의 마을 중간 어디쯤에 자리해 있다. 시와 소설의 마을 사람들이 까칠한 사람들이라면 수필의 마을 사람들은 푸근하고 너그러우며 자유로우며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이다

             일생, 사람들은 한번쯤 수필의 마을에 들러서 쉬었다 가기를 원한다. 그래서 그들은 푸근함과 너그러움과 자유로움과 인간미를 누리고 싶어한다.

             하루 중 시간으로 친다면 오후의 시간, 3시에서 4시 사이, 그 느슨한 시간이라면 적당할 터이다.

     

    *고백론

                노정숙(수필가, 국제펜클럽 회원)

     

              먹구름 낀 하늘을 보며 곧 비가 올 것을 알아채는 일, 활짝 핀 저 꽃이 지고나면 연둣빛 이파리가 올라올 것을 아는 일, 거저 알게 된 이런 일들과 흙 먼지 바람에게 눈길 주고 새 꽃 그대에게 귀를 여는 일, 우는 사람과 함께 울고 비 맞는 사람과 같이 비를 맞는 일, 내 안의 어린 나와 늙은 나를 어루만지는 일, 세상을 향한 창唱과 곡哭, 계획없이 빠져버린 이런 일들을 기록해 누군가의 가슴에 스며드는 일.

     

     

     

     

    *수필이란

                  마광수(소설가, 연세대 교수)

     

               수필은 정직한 고백이요, 솔직한 배설이다. 자기의 유식함을 자랑하거나 타인에게 훈계하는 글은 절대로 수필이 아니다. 그러므로 수필을 쓸 때 제일 경계해야 할 일은 '교훈주의'를 벗어나는 일이다.

               아무리 부끄럽고 추악한 경험이라고 해도, 그것을 당당하게 글로써 드러낼 때 훌륭한 수필이 나온다. 다시 말해서 자기의 전부를 빨가벗겨야만 하는 것이다. 수필은 어린아이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쓰여져야 한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