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문학회

山寺_안광선(한결문학회)

갑자기여인 2019. 11. 21. 21:41

『눈부신 계절에선우 미디

한결문학회 두번째  수필 & 시

 

 

山寺/안광선(한결문학회)

 

늦가을

산사 가는 길은

낙엽이 쌓여서 좋다

오솔길에도 돌계단에도 낙엽이 쌓여서 좋다

 

굽이굽이 산길 돌아 산사에 이르면

빛바랜 절 기둥에는

불심 가득한 주련柱聯들이 걸려있고

노승은 천천히 마당을 쓸고 있다

겨울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데

쏟아지는 가을 햇볕이 정겹다

 

고즈넉한 절

부처님의 자비로운 얼굴이

합장하는 길손의 가슴을 훈훈하게 적셔준다

 

푸른 노송들은 맑은 향기를 뿜어내고

대나무 잎들은 약한 바람에도 서걱이는데

은은하게 들리는 종소리가

찌든 마음의 때를  벗겨내고

티 없이 맑은 무아無我의 세계로 이끌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