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아픔을 위로하는 기도/이해인

갑자기여인 2020. 6. 20. 22:21

수도원에서

보내는

마음의 시 산문  

《그 사랑 놓치지 마라》

 

아픔을 위로하는 기도

 

몸 마음이 아퍼서

외롭고 우울한 이들 위해

오늘은 무릎 끓고 기도합니다

고통을 더는 일에

필요한 힘과 도움 되지 못하는

미안함, 부끄러움

면목없음, 안타까움

그대로 안고 기도합니다

정작 위로가 필요할 땐 곁에 없고

문병을 가서는 헛말만 많이 해

서운할 적도 많았지요?

'자비를 베푸소서!' 외우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이 가난하지만 맑은 눈물

작은 위로의 기도로 받아주시면

제게도 작은 위로가 되겠습니다

 

ㅡ이해인 「아픈 이들을 위하여」 《풀꽃 단상》

"건강할 때는 저도 늘 아픈 이의 고통을 헤아리기보다는 입에 발린 좋은 말, 상투적이며 교훈적인 말로 자기중심적인 위로를 했고 이것이 늘 마음에 걸립니다. 아픈 이는 건강한 이들에게 건강한 이들은 아픈 이들에게 서로를 온전히 헤아리지 못하는 한계를 받아들이며 조금은 미안한 마음, 겸손한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만이 우리가 주고받을 수 있는 진정한 위로가 아닐는지요. " 《그 사랑 놓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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