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나무_이형기

갑자기여인 2020. 6. 29. 20:31

 

 

 

 

 

 

 

 

 

 

 

 

 

 

나무/이형기(1933~2005)

 

나무는

실로 운명처럼

조용하고 슬픈 자세를 가졌다

 

홀로 내려가는 언덕길

그 아랫마을에 등불이 켜이듯

 

그런 자세로

평생을 산다

 

철 따라 바람이 불고 가는

소란한 마을길 위에

 

스스로 펴는

그 폭넓은 그늘......

 

나무는

제자리에선 채로 흘러가는

천년의 강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