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도깨비 가지꽃

갑자기여인 2020. 7. 1. 17:21

나무 찾아 걷는 일이 일상화 되어가는 요즘

어제와 달라진 것을 찾는 시선은 바쁩니다.

이형기 시인은 '나무는 제자리에 선 채로 흘러가는 천년의 강물'이라 했습니다.

천년의 무궁한 시간을 어떻게 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존재할 수 있을까.

 

"뭘 찍어요?"

"감자꽃이요."

"그건 감자꽃이 아니구, 거 뭐드라···" 하며 친절한 분이 지나가십니다

이런 숲 속에 감자밭이 있을 수 없는데, 부끄러운 마음은 얼른 스마트폰에게 물었습니다.

"도깨비 가지꽃"

 

마가목 열매와 산수유 열매는도토리 키 재기인데도 누가 더 빨리 몸이 커질까 경쟁하는 듯 서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옵니다.

"오며 가며 나무를 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기도"라는 어느 시인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