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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학 시조시인/문장부호 시로 읽기 2 ㅡ? 외 4편관객과 배우 2020. 7. 2. 18:12
《月刊文學》 617 2020년7월
이 시대 창작의 산실 ㅣ 문무학 시조시인 ㅣ 창작산실
문장부호 시로 읽기 · 2 ㅡ?
물음표는 사람의 귀, 귀를 많이 닮아 있다
물어 놓고 들으려면 귀 있어야 된다는 듯
보이지 않는 쪽으로
그 언제나 열려 있다.
물음표는 낚시바늘, 낚시바늘 그것 같다
세상 바다 떠다니는 수도 없는 의문들
그 대답 물어 올리려
갈고리가 된 것이다.
물음표는 그렇다 문명의 근원이다
그 숱한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 낸
인간의 역사는 본디
의문을 푼 내력이다.
낱말 새로 읽기 · 13 ㅡ바다
'바다'가 '바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받아' 주기 때문이다.
'괜찮다'
그 말 한마디로
어머닌 바다가 되었다.
품사 다시 읽기 · 4 ㅡ조사
1.
애당초 나서는 건 꿈꾸지도 않았다
종의 팔자 타고 나 말고삐만 잡았다
그래도 격이 있나니 내 이름은
격조사
2.
이승 저승 두루 이을 그럴 재준 없지만
따로따로 있는 것들 나란히 앉히는 난
오지랖 오지게 넓은 중매쟁이
접속조사
3.
그래,
나를 도우미라 불러라 그대들이여
내 있어 누구라도 빛날 수 있다면
피라도 아깝다 않고 흘리리라
보조사.
밭
호미로
밑줄을 긋던
울 엄마의
책 한 권
한글 자모 시로 읽기 · 25 ㅡ 겹닿소리 ㄲ
'ㄲ'이 꾸며 내는 글자 중의 글자로 알록달록 피어나 곱디고운 '꽃'자 있지만 요새 나는 이래저래 두 눈 뜨고 차마 못 볼 꼴 사납단 '꼴' 자에 더 끌린다.
애시당초 내 삶이 꽃에서는 멀고멀어 언감생심 꽃자리를 꿈꾼 적도 없지만 꼴에 또 살아온 게 꼴값 떤 건 아니라고 꿀꺽꿀꺽 침 삼키며 되뇌고 있는데 꿈틀꿈틀 자존심이 아니지 아니지 말고 불쑥불쑥 추임새로 부추겨 주는데도 꾸역꾸역 목구멍을 치밀어 오는 말이 꼴값 맞아 꼴값 맞아 맞장구를 치고 있어 꾹꾹 재운 세월 몇 장 침 묻혀 들춰 보니 아무리 내 얼굴에 철판을 깐다 해도 꼴값 떤 게 아니라고 끄덕일 수 없으니
꼴값도 꼴값 같잖게 떨고 만 것 같아라.
*문무학_ 대구대학교국어국문학과 문학박사, 시집 《가나다라마바사》,《홑》 등 유동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