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문학회

김문한_후회 외 1편

갑자기여인 2021. 2. 18. 18:25

김문한 여섯 번째 시집 《마침표 찍으려 하니》 중에서

후회

 

배고프다고

빵을 구하는 이름 모를 꽃송이

못들은 척 돌아선 내가 미워진다

 

뒤돌아보니

고개 숙이고 울고 있는 그녀

두려운 생각에 발을 재촉했다

 

얼굴도 기억할 수 없지만

왜 그리도 너그럽지 못했는지

생각할수록 한없이 부끄럽기만 하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얼어붙은 저 가지에도 새순이 솟아날 것이라고

다정하게 다가가 위로했더라면

가슴속 찌르는 가시는 없었을 것을

 

 

 

빛 1

 

어둔 밤

 

골짜기를 거닐지라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엑스선 MRI선도 막히는 데가 있지만

 

헤쳐 나가려고 애태우는

 

마음의 빛이

 

앞을 비추어 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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