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시도다

노랑 나비 한 마리

갑자기여인 2022. 4. 25. 23:27

 

오랜만에 외식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노랑 나비가 보입니다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너라 노란 나비 흰나비"

노랑 나비 한 마리가 발끝을 흔듭니다

 

가는 길 멈추고 내려다보니 노랑나비도 오랜만이라며 올려다 봅니다

 

나비 노란색은 부드럽습니다. 맑고 깨끗해 더러워지기 쉽습니다. 날아다니다 멈추고 다시 날아오르는 날개의 무늬는 화려합니다

 

보도블록 면에 붙어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날아가라고 손짓 해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곁에 있는 풀을 흔들어도 꿈쩍하지 않던 놈이 스마트폰을 동영상으로 변환하는 순간 날기 시작했어요. 

얼떨결에 샷터를 눌렀지만 이미 보도를 지나 풀밭으로 날아갔네요. 분명히 풀밭으로 갔는데 제 눈에는 보이질 않습니다. 움직이는 모습을 찍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땅바닥에 무릎끓고 근접촬영하는 마누라를 멀리서 기다려주는 짝꿍이 보입니다 

 

집에 도착해 갤러리를 확인했더니, 풀밭에 있는 노란 나비가 찍혀있네요. 아뿔사! 

사람이 볼 수 없는 것을 기계는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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