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나서고 싶은 날

갑자기여인 2023. 6. 18. 23:03

 

문선생에게

 

무작정 집을 나서고 싶어지는 때,

넘어지고 미끄러지는 사건사고도 있었지만.

나를 수목원으로  초대해 줘서 정말 고마웠다우

흐린 날씨에 소나기도 맞고 소나기 피하러 처진올벚나무 둥치 안에서 사진도 찍고

따뜻한 문선생의 마음이 얼마나 내 가슴을 뭉쿨하게 하던 지

내편이 없다고 투정하던 늙은이에게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될 줄은 미쳐 몰랐다우

 

5월의 싱그러운 숲 속에서

가막살나무꽃, 이나무, 참빗살나무, 처진올벚나무, 무늬백합나무꽃 등

새로운 식물들을 보면서 새로운 친구를 갖게 되어 흥미롭고 즐거웠다우

 

행복이란 꽃말을 가진 크로바 꽃반지를 만들어 내 손에 끼워준 문선생은 

십여년 전에 이어진 인연으로 다시 또 만나고 싶은 한 사람, 바로 행복이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