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이끼 정원 " 情 으로 "

갑자기여인 2009. 2. 9. 22:24

 '정(情)'이란 고전(古典)과 같은 것이다.

월례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지런히 집을 떠났다. 요즈음은 이유없이 별의미 없이 습관적으로 움직이는 자신의 모습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가장 많이 이해하는 듯한 표정이 희안해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회의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반가운 손이 다가와서 와락 잡는다. 그 손은 울퉁불퉁 거칠하고 메마르지만 힘이 가득찬 그리고 한없이 순수한 빛으로 인사를 한다. 또 나를 병풍 안으로 이끈다. 그 곳엔 아래 그림의 'Moss Garden'(이끼 정원)이 큰 비닐 봉다리 속에 보석처럼 있었다. 나를 설레게 한다.

 

 古典이란 많은 세월를 필요로 한다. '情'도 많은 시간을 보내야한다. 또 '고전'은 순수해야한다. 다른 것과 합치거나 혼합해서도 안됨과 같이  '정'도 순수해야 쌓이고 또 쌓인다. 그리고  '고전'은  늘 그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도 마찬가지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여 주기 때문이다. 그와 나의 '정'은 강산이 세번이나 바뀌었고 또 더해 가고 있다. 늘 의기상투(意氣相投)하는 친구다.

 

  그는 수만평 농장을 당신 스스로   단장하고 있는 그야말로 눈깜빡일 틈도 없는 그 틈새에, 물이 막 오르고 있는 갯버들로 둥근 기둥을 여러 개 만들고 단풍 가지로 엮고 또 엮어서 프레임을 구성하였다. 그 안에 석곡(Dendrobium)과 고사리뿌리, 아이비를 뿌리채 이끼로 싸매어 만든  'Moss Garden'이다. 그의 손에서 묻어나는 '정'의 빛깔를 어디에 비교하랴!  정말 고맙다.

  'Hanging Garden'으로 공중에 매어달면 살아있는 식물의 생동감이 더 할 수 있겠지만,  나는 백자 수반에 곱게 앉혀 실내에서 즐기고 있다.  마치 그 친구와 함께 있듯이.

 

 아래 작품의 제목을 " 情으로 "  하자고. 

 

 

 갯버들과 단풍나무에 새순이 돋고 있다.

 

 

 고사리 뿌리와 이끼

 

 

 

 기능적으로 매어달면 Hanging Garden으로 입체적 장식효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