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글, 그 안의 나_이원화 에세이

축하글_이원화의 <꽃, 글, 그 안의 나>_윤재천

갑자기여인 2016. 1. 28. 21:25

 

이원화의『꽃, 글, 그 안의 나』

윤재천(한국수필학회 회장, 전 중앙대 교수)

문학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언어 예술이다.

수필도 보다 나은 언어예술로 독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문학성을 지닌 기법으로 질적 상승을 위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글은 작가의 이성적 노력에 따라 작품의 질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글 쓰는 사람의 잠재된 재능과 성향에 따라 높낮이가 결정된다. 좋은 작품은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작가만의 철학으로 형상화 될 때 문학성이 있는 작품이 되기 때문이다.

작가 이원화는 영감과 통찰력이 잠재된 사람이다.『꽃, 글, 그 안의 나』를 통해서도 그만의 문학성을 드러내고 있다.

『꽃, 글, 그 안의 나』는 인간의 본질과 근원적 문제에 접근하며 자기성찰로 이어지는 작품집이다. 주제의 형상화 과정에서도 자연스럽게 처리되고 있어 창의성을 지닌 작품집으로 나타난다. 작품이 직접 노출되는 것을 피해가며 시적인 정서와 메타포로, 아포리즘 기법으로 소재와 주제를 용해시킨 문학성이 강한 작품집이 되고 있다.

이끼 속의 생명에서 천상(天上)을 느끼는「이끼 훔친 여자」, 발리에서 들고 온 펜슬에서 시간의 잔인함을 느끼는「블루 펜슬」, 사월초파일 산행을 통해 꽃 축제와 함께한「비슬산 -참꽃축제 -화전가」,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도 각자 삶의 다름을 깨닫고 있는「사과 선별기계」, 탐매 행을 열망하며 매화의 숨은 뜻에 넋을 놓고 마는「너를 만나 멋지게 살고 싶다」에서 사물을 직관하는 상상력에 깊음과 탄력이 있어, 남다른 영혼의 소유자임을 느끼게 한다.

이원화는 소재 앞에서 사물과 접한 후 마음속에 흡수된 재료를 그만의 기법으로 시적 이미지를 표출하며 심상(心象)적인 글의 세계를 구축해 가는 사람이다.

작가라면 모든 사물을 자연과 합일되는 서정성 속에서 관찰하겠지만, 이원화도 작가와 사물과의 승화과정을 통해 미래지향적으로 도전하는 세계관을 놓치지 않고 있다. 남다른 정서와 그만의 목소리, 때 묻지 않은 맑은 감성으로 생명력이 있는 수필을 쓰며, 인간의 향기와 삶의 연륜까지 깊어 작가만의 진솔한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경험과 상상적 체험을 통해 독창적인 글, 개성 있는 글의 세계로 접근해 가며, 작품마다 정신적인 이미지, 심리적인 이미지로 형상화되고 있어 그만의 문학세계를 보여주는 데 부족함이 없다.

시적 정서로 언어의 절제미와 미적 분위기까지 고려된 문학적 형상화에 주력하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더욱 감각적 세계관, 철학적 세계관을 넓혀 좋은 작품 쓰기를 기대한다. 『꽃, 글, 그 안의 나』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