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혼기쁨 혼슬픔

갑자기여인 2017. 6. 29. 01:19

<혼기쁨 혼슬픔>

 

         창조주는 창조성을 북돋아줄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주관한다고 믿고 살고 있다. 창조성의 본질은 신비로운 일체감을 경험하며 창조를 경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2015년 후반기는 나의 에세이집을 출간한다고 정신없이 지냈다. 그 때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즐겁고 행복했다.그 후론 벽 속에 갇혀 살고 있는 듯하다. 몇 달 동안은 블로그에 보고하는 정도의 글만 써 왔다. 이름 모를 만족감과 허탈감에 엉켜 있다. 그러던 중 활동적이고 주체적인 협력자를 만나서 바다에 떠다니는 부유물 신세를 면하게 되는 것 같다.

        모닝 페이지를 아침마다 계속해서 썼다. 어리석게도 3쪽을 아주 짧은 글로 착각하여 줄이고 줄여서 그 의미를 함축하는 글을 쓰다 보니, 그가 말하는 3쪽은 내가 생각했던 그 정도의 분량이 아니었다. 새벽운동도 하지 못하고 책상에 앉아 있다 보니 시간은 뛰는 듯 했다. 삼시세끼를 책임지고 있는데, 식사준비도 하지 않고 책상에 앉아 있는 모습은 내가 봐도 퍽 어울려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생각나는 대로 그대로 썼다. 그냥 쓴다.

      잘못 쓴 모닝 페이지라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어떻게든 괜찮다고 하니, 그냥 쓴다. 시간만 생기면 쓸 자료를 생각한다. 남편과 커피를 마시면서도 지하철을 타러가면서도 카톡을 하면서도. 이런 작업이 얼마나 지속 될지는 모른다. 어느 날 전업주부가 황혼 이혼 했다고 수필지에 실리는 것은 아닐까.

       모닝페이지는 내 삶의 관계를 풍성하게 해준다. 혼술혼밥이란 신조어가 있다. 모닝 페이지는 혼자 즐기는 혼 기쁨이고 혼 슬픔이다.

      날마다 스스로 내면의 창조자도 되고 비판자가 되고 있는 자신을 사랑한다.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 말씀이 떠오른다.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도 생긴다."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