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배우

최영미_과일가게에서

갑자기여인 2017. 9. 7. 22:34

<제4회 성남문학축전> "문학과 놀자 "에 출연한 최영미 시인과 그가 제일 사랑한다는

과일가게에서 시 전문입니다.

 

찬바람이 불고 햇볕이 따가워지니, 바로 이 시가 생각나네요.

 

 

 

 

과일가게에서/최영미

 

사과는 복숭아를 모르고

복숭아는 포도를 모르고

포도는 시어 토라진 밀감을 모르고

 

이렇게 너희는 서로 다른 곳에서 왔지만

어느 가을날 오후,

부부처럼 만만하게 등을 댄 채

밀고 당기며

붉으락푸르락한

세상이 아름다워 지려는구나

'관객과 배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백수의 계절에도(시편71편)_이해인  (0) 2017.12.03
김문한시집_십일월_<뿌리>  (0) 2017.11.27
편지_김초혜  (0) 2017.07.29
혼기쁨 혼슬픔  (0) 2017.06.29
야단스럽게 꽃빛 물든 탄천  (0) 2017.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