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시도다

우리 동네 텃밭

갑자기여인 2020. 8. 29. 00:10

    이십여년을 아파트에서 살면서 앞산 골짜기에 있는 텃밭을 늘 지나다니기만 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내려가 보았습니다.

    계절적으로 목백일홍 외에 피어 있는 꽃이 없을텐데, 작은 흰꽃이 보였습니다. 마침 텃밭에 호미질하는 분이 있어

말을 걸었지만 아무 대답이 없습니다. 또 다시 "저 혹시 좀 내려 가도 될까요? 사진을 찍고 싶어서요" 했더니 그제야 땀범벅이 된 얼굴을 들더군요.

    지나가는 사람마다 말을 걸어 일을 할 수  없다네요. "어머, 이 거 부추지요? 부추꽃 처음 봐요. 고생이 많으셔요."했더니.

    몇년 전엔 먹을 수 있는 채소만 심었는데 모두 뽑아가서 속상했었고, 그 다음해는 예쁜 꽃종류만 심었더니, 또 모두 뿌리채 가져갔더라는 얘기를 하면서 지나다니는 사람이 제일 싫다고 합니다. 밭둘레에 쇠꼬챙이를 군데군데에 박아 끈으로 울타리를 만든 후에 빈깡통을 쇠꼬챙이 위에 꼽아놓은 이유를 물었지요. "혹시 새들을 막으려고?", "아니 사람들이 들여다보다가 쇠꼬챙이에 찔릴까 봐서 그렇게 만들었다고 땀을 흠치며,  "이 곳은 하천구역 같지만 엄연히 산주인 개인땅이라는 설명도 합니다. 이곳을 지나다니는 <모든 분들이여 여기가 바로 우리 동네의 보배가 성장하는 곳입니다>

호박, 도라지, 머위, 깨잎 ......

 

 

    노란꽃이 피고 둥근 곡선의 씨방을 가진 매력적인 이 것은 '결명자'랍니다.

아랫꽃은 부추꽃입니다

 

'수필은 시도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라의 기둥 '국민의 힘'_장영희  (0) 2020.09.07
다람쥐와 만나다  (0) 2020.09.01
육십일홍?  (0) 2020.08.27
안도현_사랑  (0) 2020.08.25
수크령 나도 수크령  (0) 2020.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