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문학회

홍승숙의 시

갑자기여인 2012. 3. 4. 17:59

 

눈길에서

 

홍 승 숙 (한결문학회 동인, 모던포엠 등단)

 

 

울먹이던 하늘 뒤척이던 바람이

순백의 새 세상을 해산한 날엔

숨죽인 축복과 기대 속에

내 마음이 설렌다

 

갓 태어난 새 생명에

고운 숨결 숨어있어

시린 바람 비켜 안고

여린 호흡 따라 새 길을 연다

 

잡힐 듯 멀어지는 무지개처럼

멈추는 듯 구름같이 흩어지는 꿈

마음속에 남아있는 앙금일랑은

차디찬 눈 속에 잠시 묻는다

 

흩날리는 눈꽃송이 앞에서

나는 벌 나비의 날개라도 빌린 듯

팔랑팔랑 붕붕 날갯짓 하며

쉬엄쉬엄 눈길을 타고 춤추듯 간다

 

 

< 2012. 2. 2 눈 쌓인 날에 고향 길에서 눈을 만나다. >

'한결문학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웃음에도 세대차/김주순  (0) 2012.03.24
겨울산/이원화  (0) 2012.03.09
김형남의 시  (0) 2012.03.02
김주순의 시  (0) 2012.02.23
탐매행/이원화  (0) 2012.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