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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의 집/이재훈

햇살의 집 햇살이 술을 마신다. 거리는 방금 목욕을 한 것처럼 뽀 얗다. 나는 버스 안에 앉아 술에 취해 이글거리는 햇살을 본다. 한 소녀가 버스에 오르며 묻는다. 이 버스는 천국 으로 가나요? 햇살이 일그러지고 사람들이 비틀거린다. 광화문 네거리. 한복판에 우뚝 선 이순신 장군 동상이 흠 칫 움직인다. 칼자루를 놓고 싶다. 후손들아! 꽃잎이 비 틀거리며 이글거리는 햇살 속으로 날아간다. 차창 밖으 로 흩날리는 꽃잎을 보며 사람들이 와 좋아한다. 나도 꽃 잎이 되고 싶어요! 아가씨가 황급히 벨을 누른다. 햇살은 집이 없다. 사방 어디를 가도 햇살이 누워 있다. 나는 집 없는 햇살이 시큼한 솔내를 풍기며 창가로 살짝 몸을 기 대는 것을 보았다. 잠이 온다. 저 햇살에 집을 주고 같이 무너져내리고 싶다. 이..

관객과 배우 2024.03.06

잠부나무 꽃을 보셨나요?

꽃사진 몇장이 카톡으로 왔습니다 인도네시아 수까부미, 어느 정원에서 촬영한 꽃나무인데 키가 크고 꽃모양이 커서 내가 좋아하는 아프리칸 튤립꽃나무겠지 하면서 자세히 보니 처음 보는 나무입니다. 외형으로는 키가 크고 잎이 풍성하여 아프리카튤립 같은데 땅에 떨어진 꽃잎은 마치 세상에 피어 있는 진달래 철쭉의 꽃수술을 모두 모아놓은 듯 신비감도 있습니다 말레이반도가 원산지, 열대지방에서는 1월에 꽃이 피고 종 모양의 작은 사과와 비슷한 열매도 맺는다고 합니다

가족이야기 202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