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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가 살고 있는 집 어젯밤은 폭우가 계속되었다. 오늘은 무얼해줄까 용주 녀석이 잘 먹는다는 사각오뎅을 썰어 밀가루를 묻히고 겨란옷을 입히는데, 카톡이 울린다. 아래 사진 몇장이 오고 있다. 스프링게리 아스파러거스(Asparagus sprengeri), 흰 오브제, 여치집, 델피니움(delphiniumm=비연초)..
문태준 시집 『그늘의 발달』중에서 새 문태준 새는 날아오네 산수유 열매 붉은 둘레에 새는 오늘도 날아와 앉네 덩그러니 붉은 밥 한 그릇만 있는 추운 식탁에 고두밥을 먹느냐 목을 자주 뒤쪽으로 젖히는 새는
동네 예찬 이원화 입구에 회화나무꽃이 피어 행복하다. 길을 걷거나 여행 다닐 때 친구들은 주변에 있는 나무 이름을 물어올 때가 많다. 아마도 꽃꽂이를 오랫동안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꽃꽂이 소재로 사용하고 있는 나뭇가지의 이름은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이지만, 자연적..
설해목/정호승 천년 바람 사이로 고요히 폭설이 내릴 때 내가 폭설을 너무 힘껏 껴안아 내 팔이 뚝뚝 부러졌을 뿐 부러져도 그대로 아름다울 뿐 아직 단 한번도 폭설에게 상처받은 적 없다 어느 벽보판 앞에서 어느 벽보판 앞 현상수배범 전단지 사진 속에 내 얼굴이 있었다 안경을 끼고 ..
정호승 시집 『밥값』 이중섭의 방 정호승 제주도 서귀포 이중섭 가족 네 식구가 바닷게들과 가난하게 살았던 초가 문간방 솥단지 하나 달랑 입구에 놓여 있는 1.4평짜리 방 한칸 그 좁은 방 안을 들여다보다가 깜짝 놀랐다 한라산이 방 안에 저 혼자 앉아 어깨에 쌓인 흰 눈을 털고 있었..
생명(63) 이제야 하는 말 정란희(담양출생 「한겨레문학」등단, 『분수의 노래』,『작은 걱정 하나』외 공저 다수) 로댕의 '칼레의 시민'상 사람들 고뇌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이 초등학교 오학년 여름 담임선생님과 교실을 배경으로 찍은 내 사진 속에 있었다 전학가는 이유를 묻는 선생님..
메모장에 6 June 이란 글자가 맨 윗칸에 보였습니다. 아이들 할아버지의 기일, 고인 되신 친정아버지의 생신, 조카의 아들 혼인, 꽃협회 세미나, AK 만남, 미켈란제로 전시, 음악예배, 대학병원 촬영, 경도 여행 그리고 한사연 연수와 작은 생일이 남아있습니다. 일주일에 3일은 정기모임이었..
우리고전100선16 박혜숙 편역 『덴동어미화전가』 박혜숙(서울대학교 국문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현 교수 재직) 『덴동어미화전가』는 한글로 된 작자 미상의 가사 작품이다. 조선 시대 여성들은 봄날에 모여 함께 진달래 화전을 부쳐 먹으며 꽃놀이 하는 풍속이 있었다. 그런 화전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