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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전100선02정길수 편역 김시습 선집 『길 위의 노래』/김시습(1435~1493) 봄눈 하늘은 먹물빛, 땅은 은빛 천 점 만 점 이리저리 떠도네 창밖에 푸른 솔 누가 끗끗하다 했나? 밤새 새로 난 흰 털 덥수룩한데 아득히 먼 하늘 이윽고 번득여 매화 이마에 점을 찍네 매화 이마 단장하라 봄이 ..
9월의 시 작은 노래/이해인 하나의 태양이 이 넓은 세상을 골고루 비춘다는 사실을 처음인 듯 발견한 어느 날 아침의 기쁨 꽃의 죽음으로 키워 낸 한 알의 사과를 고마운 마음도 없이 무심히 먹어 버린 조그만 슬픔 사랑하는 이가 앓고 있어도 그 대신 아파 줄 수 없고 그저 눈물로 바라보..
산수유나무를 아시나요? 요즈음 우리 아파트 입구에 있는 산수유나무는 서로 다른 두가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빨간 것, 노란 것 그 중에 어느 것이 꽃일까요? 구불구불한 나뭇가지에 두 가지 꽃이 피어있습니다. 산수유나무는 해마다 봄이 되면 제일 먼저 노란 꽃을 터트리지요. 그래..
쇠별꽃(꽃말;밀회, 추억) 석죽과에 속한 두해살이풀 또는 여러해살이풀
8월의 시 비오는 날 아침/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 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까치와 봄까치꽃 이원화 봄 새소리 길 위에 날고 있습니다. 아파트근처에는 까치 두어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는데, 동막천 냇가 야틈한 언덕에는 십여 마리가 떼 지어 있었습니다. 무심히 눈을 그곳에 주었다가 그냥 지나치고 느끼지 못할 광경을 목격하였습니다. 경계심 많은 까치들은 ..
7월의 시 여름일기/이해인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여름엔 꼭 한 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
6월의 시 초록빛 연가/이해인 기다리다 못해 내가 포기하고 싶었던 희망 힘들고 두려워서 다신 시작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사랑 신록의 숲에서 나는 다시 찾고 있네 순결한 웃음으로 멈추지 않는 사랑으로 神과 하나 되고싶던 여기 초록빛 잎새 하나 어느 날 열매로 익어 떨어질 초록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