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시도다 173

우울한 먹구름과 황홀한 장미 사이/장영희

살다보면 마치 온 세상이 다 내 것인 양, 한없이 기쁘고 희망에 찰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살다보면 죽고 싶을 정도로 슬프고 절망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간도 오래 가지 않습니다. 기쁜가 하면 슬프고, 슬픈가 하면 기쁜 게 인생입니다. 어느 축구 해설자가 말하더군요. "그라운드의 명선수는 얼만큼 넘어 지지 않는가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얼만큼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인생의 그라운드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줄 아는 사람이 인생이라는 게임의 명선수겠지요. 오늘 내리는 소나기는 내일 화사한 장미를 피우는 전조니까요.

수필은 시도다 2020.07.31

다시 <혼자서>를 읽는다

주근옥 시인님의 「눈발」이란 시를 필사하다보니 문득, 저의 졸작 《 꽃, 글, 그 안의 나》란 에세이 p222 「혼자서」가 떠오릅니다 혼자서/이원화 고층건물 외벽 공사가 한창, 혼자 다닌다. 왼손에 밧줄 잡고 오른손으로 페인트칠하며, 옥상 환기통에 온 몸 매달고 혼자 다닌다. 오르내리는 페인트군 두 팔 사이로 햇빛도 혼자서 다닌다.

수필은 시도다 2020.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