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시도다 173

둥지 주인

기복이 심한 삶도 어렵지만 기복이 심한 성품도 어렵다. 하물며 겨울날씨까지 기복이 심하니 집 콕 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겨울 비 종일 내리다가 잠시 멈춘다. 내가 싫어지면 탄천을 걷는다. 크고 작은 나무들의 빛깔은 온통 겨울빛으로 조용하고 원만해 같은 색상 간의 배색을 이루고 있어 고상하고 아름답다. 나는 먼 곳보다 가까운 나무 속을 좋아해 많이 보면서 걷는다. 경사진 길에 모여 있는 마른 영산홍 덤불 속으로 뻗은 개나리는 아직 입을 다물고 있다 앙상하지만 푸근한 겨울색을 띈 나뭇가지들 틈에 걸려 있는 작디작은, 주먹 쥔 아가손 보다 더 작은 크기, 얼핏 지나가는 걸음으로는 볼 수 없는 작고 작은 둥지 누구 집일까? 살짝 들고 오고 싶은 마음 크디큰데 세월이 말린다 오늘처럼 나이듦이 좋은 적은 없었다

수필은 시도다 2021.01.29

가족

5개의 이름은 파 · 프 · 리 · 카 요즘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와 비수도권 2단계 조치를 2주간 연장하고, 5명 이상의 사적 모임 금지는 전국적으로 확대 되어 있는 상태에 있지요. 야채 사라다를 만들기 위해 도마 위에 파프리카를 써는 순간, 아래와 같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 부부와 가까이서 살고 있는 큰아들네 3식구도 함께 만날 수가 없는 현실, 신정을 쇠기 위해 늘 함께 했던 두 아들의 식구를 전부 합치면 고작 8명뿐인데. 하루 빨리 편안한 세상이 와서 온 식구가 함께하는 기쁨의 시간을 기다립니다.

수필은 시도다 2021.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