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시도다 172

눈사람, 순간 마음의 고향

폭설이 내린 그 이튿날 흰 눈을 보러 나갔습니다. 요란스레 내린 겨울 눈은 다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아마도 지구온난화 탓이겠지요 마을 한바퀴 돌아서 새로 정비된 어린이 놀이터로 올라오는 데, 벤치 위에 눈사람이 있었습니다. 탄성을 지르며 가까이 보니 어제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눈 사람이었습니다. 머리엔 꽃도 꼽고 두 눈도 있고 양손도 있더라고요. 그러나 입은 보이질 않아 처음엔 막대기를 붙였다가 다시 낙엽을 붙였습니다. 절로 손뼉을 쳤습니다. 기뻐하고 좋아하는 마음은 나지신도 처음 보는 모습였습니다.

수필은 시도다 2021.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