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_<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이어령 하나님 당신의 제단에 꽃 한 송이 바친적이 없으니 절 기억하지 못하실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 모든 사람이 잠든 깊은 밤에는 당신의 낮은 숨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너무 적적할 때 아주 가끔 당신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님 어떻게 저 많은 별들을 만드셨습니까 그리고 처음 바다에 물고기들을 놓아 헤엄치게 하셨을 때 저 은빛 날개를 만들어 새들이 일제히 날아 오릉 때 아! 정말로 하나님 빛이 있어라 하시니 저기 빛이 있더이까 사람들은 지금 시를 쓰기 위해서 발톱처럼 무딘 가슴을 찢고 코피처럼 진한 눈물은 흘리고 있나이다 모래알만한 별이라도 좋으니 제 손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아닙니다 하늘의 별이 아니라 깜깜한 가슴속 밤하늘에 떠다닐 반딧불만한 한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