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 시절, 교내 합창대회에서 우리 반이 일등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친구들과 새벽마다 모여서 연습하며 합창의 아름다움에 빠져들던 순간을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한번씩 음악회에 가더라도 나는 독창회보다는 합창회를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언젠가 매우 유명한 러시아 여자 성악가의 독창회에 간 일이 있는데, 그녀가 노래를 매우 잘 불렀음에도 중간에 자리를 뜨는 이들이 더러 눈에 띄었습니다. 아무리 노래를 잘 하는 이의 목소리도 한 시간 이상을 계속 듣다 보면 지루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수도원에서는 일상의 기도도 노래로 부를 때가 많은데, 특히 부활절이나 성탄절에는 평소에 부르기 어려운 합창 미사곡을 연습해서 부르곤 합니다. 남성의 소리가 빠진 여성 3부 합창은 그리 웅장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