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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회꽃꽂이작품집 '......94" 에서 이원화 에세이 『꽃, 글, 그 안의 나』중에서 레미제라블과 용주 둥글게 둥글게, 차가운 눈꽃은 잘 뭉쳐지지 않지만 열심히 또 하나를 만들어요. 주목 잎으로 양쪽 눈썹을 붙이고 낙엽 한 개로 입을 만들고. 할머니 빨간색 털장갑을 막대기에 끼워 한 손..
이원화에세이 『꽃, 글, 그 안의 나』에서 완두 우리나라 농산물은 원산지와 등급이 분명해져 자신의 특성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어제 구입한 완두콩 자루에 '빛고을 완두콩' 이란 타이틀로 생산지는 '본량농업협동조합', 등급은 '특', 주소는 '광주의 광산'이라고 씌어 있다. 한 자루 구..
꽃작품:이원화(1999년 덕수궁에서, Fleur에 게재) 이원화 에세이 『꽃, 글, 그 안의 나』중에서 결혼하고 싶은 나무 가을은 멀리서 온다. 여름 설화의 빛깔을 쏟아놓고서 맨몸의 나뭇가지를 남겨두고 멀리서 오고 있다. 착각일까 급한 마음 앞으로 내밀고 다가갔더니, 추향색秋香色의 긴 몸..
이원화 에세이 『꽃, 글, 그 안의 나』중에서 살몃살몃 살아남기 구미교가 내려다보는 물결 위의 목소리가 싱그럽다. 아이들은 돌을 던져 담방담방 수면으로 뛰어가게 물수제비를 뜨고 있다. 텅 비어 있으면서도 무언가 차 있고 생명감으로 약동하고 있다. 왕벚나무들도 파란 숲길을 이..
이원화 에세이 『 꽃, 글, 그 안의 나 』중에서 사과 선별기 /이원화 한 몸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것들, 서로 다른 열개의 둥근 틀에 올려놓으면 돌면서 선별되어 제 집 찾아 간다 그곳에 나를 놓아본다 상품 중품 하품
이원화 에세이 『꽃, 글, 그 안의 나』중에서 허물 지난해는 발가벗은 손님이 배 내밀고 매암매암. 반쯤 수면상태의 주인은 울음소리에 행복했다. 내다보고 들여다보고 눈이 마주치면 울음 뚝 그친다. 올해는 예쁘게 화장하고 손님을 기다린다. 그는 비비취와 바람이 났나, 무궁화와 정분..
『 꽃, 글, 그 안의 나』이원화 에세이 오월은 식물도 새도 인간의 마음도 솟아오른다 공원은 새벽이슬로 샤워하고 꽃가루로 화장 한다. 때죽나무꽃은 창호지를 바른 방문으로 비쳐드는 햇살의 빛깔로 흩뜨리지 않고 줄 따라 피어있다. 떨어진 꽃은 답쌓여 상크름한 향기를 흘리고 있다 ..
『꽃, 글 그 안의 나』 이원화 에세이 웃는 바다 … 노래하며 여행 떠난다 미시령 지나 첩첩 산 더위 쫓으려 물안개는 오르락내리락 춤을 춘다 … 삼포 고추 내놓고 재롱피던 녀석은 눈감으라고 소리친다 예쁜 손녀의 인증 샷을 반복해도 웃는 넓은 바다가 있다 소나기가 쏟아진다 비닐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