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26

이재무/ 십일월 외 1편

이재무 시집 《슬픔은 어깨로 운다》 중에서 「십일월」 십일월은 의붓자식 같은 달이다 시월과 십이월 사이에 엉거주춤 껴서 심란하고 어수선한 달이다 난방도 안 들어오고 선뜻 내복 입기도 애매해서 일 년 중 가장 추운 달이다 더러 가다 행사가 있기는 하지만 메인은 시월이나 십이월에 다 빼앗기고 그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허드레 행사나 치르게 되는 달이다 괄호 같은 부록 같은 본문의 각주 같은 산과 강에 깊게 쇄골이 드러나는 달이다 저녁 땅거미 혹은 어스름과 잘 어울리는 십일월은 내 영혼의 별실로 삼으리라 「기도 」 기도란 무릎 끓고 두 손 모아 하늘의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바람 부는 벌판에 서서 내 안에서 들려오는 내 음성 을 듣는 것이다

관객과 배우 2022.11.07

꽃작품방"호미로 쓴 편지"

제15회 한국전통오브제 꽃작품 전시회 때 사용했던 소재로, 바가지 속에다가 호미의 사랑시를 가득히 담아보았습니다. 갑자기의 호미 사랑은 1996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지요. 특히 일본 후꾸오카나 나고야 전시회 때, 쇠 호미를 이용해 꽃작품을 구성해 놓으면 인기가 많았어요. 마지막 작품 철수할 때면 그 예쁜 호미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몇 분 있었습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대로 의미가 있다"지요. 지방의 대장간들이 자꾸만 없어진답니다.. . . 작품: 호미로 쓴 편지 작가:이원화(운정꽃꽂이회 회장)

꽃과 꽃 2022.11.06

너무 큰 슬픔/이재무

이무재 시집 《슬픔은 어깨로 운다 》 「너무 큰 슬픔」 눈물은 때로 사람을 속일 수 있으나 슬픔은 누구도 속일 수 없다. 너무 큰 슬픔은 울지 않는다. 눈물은 눈과 입으로 울지만 슬픔은 어깨로 운다. 어깨는 슬픔의 제방. 슬픔으로 어깨가 무너지던 사람을 본 적이 있다. 2022년10월28일오후5시40분 동네 놀이터에서 촬영 늦게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 **유치원생들이 호박풍선에 불을 켜고 핼로윈 놀이를 부모와 함께 즐기는 모습, 재미있고 예뻐서 몇 장 찍었는데. 이렇게 검게 변환 시켜 사용할 줄은 누가 알았을까.

관객과 배우 2022.11.04

이태원 참사, 같이 아파하고 인내하는 것

11월 2일 중앙일보 오피니언, 특별기고 "이태원 참사, 지금 할 일은 같이 아파하고 인내하는 것" 에서 옮김 "지난 29일밤 서울 이태원에서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푸릇한 어린 청춘들에게 벌어진 거짓말 같은 소식에 아마 모든 국민의 마음이 무거우실겁니다. .......정신과 전문의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추가적 아픔이 연쇄적으로 이어지 않기 바라는 심정으로 지금 우리가 겪는 재난 상황에서 우리가 갖춰야 할 마음을 몇가지 적어봅니다. 1. 왜 이런 일이 벌어졌지? 지금은 그걸 궁금해하고 원인을 파헤치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트라우마 직후에는 그저 모두가 같이 아파하고 서로를 위로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널리 퍼져 모두의 아픔이 반복됩니다. 2. 핼로윈 파티에 가서..

관객과 배우 202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