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고운 자락'을 보낸다 해영아 잘 있니? 늘 바쁜 생활로 여유와 틈이 없겠지만, 이 글을 읽고 잠시 쉬어 보렴. 며칠 전에 피천득 시인이 번역한 <내가 사랑하는 詩> 라는 번역시를 읽었는데, 그 시인들의 이름 '셱스피어, 블레이크, 테니슨, 디킨스, 타고르 등' 낯익은 이름들이 마치 나를 옛날 학창시절로 인도하는 것 같았.. 가족이야기 2011.01.14
용주야 알아맞춰 보아라 사랑하는 용주에게 "송이송이 눈꽃송이 하얀꽃송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하얀꽃송이 나무에도 들판에도 동구밖에도 골고루 나부끼네 아름다워라" 라는 옛날 동요가 있단다. 오늘 낮에 할아버지와 함께 탄천변을 걸으며, 할머니가 불렀던 노래다. 함박눈이 하늘에서 막 떨어지는데, 어떻게 촬영해야 흰.. 가족이야기 2010.12.28
새하얀 눈 더하기 클레마티스(Clematis) HARRY에게 오늘 아침에는 두가지 마음이 왔다갔다 한다. 하나는 모처럼 겨울에 출장 왔는데, 문장력이 뛰어난 네가 이렇게 아름다운 흰눈을 보지 못하고 돌아간 것이 아쉽기도 하고, 또한가지는 이렇게 추운 날씨가 오기 전에 네가 다녀간 것이 다행스럽게도 생각된다. 며칠 전에 아버지와 엠에스엔 할 .. 가족이야기 2010.12.17
김종욱의 사진작품들 김종욱 선생님은 사진작품의 제목과 설명 붙이기를 사양한다. 또 자신의 작품에 만족하지 않는 욕심 많은 분(?)이다. 친분 관계가 있어 작품을 부탁하였더니 "제일 나쁜 것 석장 보냈다"고 하며 웃는다. 그러나 그 속에는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 말하듯 겸손의 의미가 숨어있다. ↘ 지난 10월 새벽 4.. 가족이야기 2010.11.19
작정하고 나선 가을 풍경 '선 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왜냐고요? 아래 그림을 보셔요. ㅎㅎㅎ 오늘 아니면 다시 일년을 기다려야할 것 같은 마음에서 작정하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웬일인가요? 아파트 아래로 내려가자마자 다시 뛰어올라왔습니다. 면바지 차림으로는 도저히 나갈 수 없더라고요. 가을 하늘이 .. 가족이야기 2010.11.09
무슨 꽃일까요? 저에게는 아침이나 저녁에, 비가 올 때나 눈이 내려도 언제든지 부르면 만나주는 벗이 있어 편안한 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오늘은 시월 중순인데도 아직 볕이 더운 오후에 우리 둘은 탄천의 징검 여울의 표면을 잘난 채 힘껏 밟으며 건넜습니다. 얼마 전에는 징검다리까지 물이 차서 건너지 못하고 .. 가족이야기 2010.10.24
"떠난 녀석이 바탕화면에" 그리움 1 설거지하는데 크고 작은 접시들이 팥고물 안치듯 놓여 있고 숟가락 젓가락이 스무고개 놀이하며 엉켜 있다 청소하는데 땀내나는 홑이불이 지쳐 쓸어졌고 샌들과 우산은 곤죽 되었네 빈 상자는 소금에 절인 배추처럼 엎어져 있다 냉장고 문 여니 울긋불긋한 아이스크림이 녹고 베이컨이 서 .. 가족이야기 2010.08.25
시 읽는 기쁨을 영영회에게 시 읽는 기쁨을 영영회에게 어제 늦게 시작한 비가 오늘 밤까지 그리고 내일까지 내린다고 합니다. 겨울 내내 목이 말라 고생하던 나무들에게 생수를 부어주는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결실의 계절 가을날에 친구들이 찾아와 인생의 첫 소풍 같이 신나하는 모습을 예감하여 먹 걸이 볼 걸이를 미리 .. 가족이야기 2010.05.25
사랑하는 ' 혜와 용'에게 사랑하는 '혜와 용'에게 할머니도 모르게 훌쩍 커버린 너희 남매에게 가정의 달을 마지 하여 무엇을 사 줄까, 어떤 서프라이즈로 기억되게 할까 고민을 많이 하였다. '혜'는 중학생으로 지난해까지 사춘기 '앓이'를 하던 그 때에 근심과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만 보았는데, 잘 견뎌서 지금은 스스로 목표.. 가족이야기 2010.05.08
사랑하는 아들아 사랑하는 아들아 요즈음은 '내 아들은 잘 있을까, 무사 한가, 별 일 없겠지, 어떻게 지나고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으로 뛰어 나선다. 물론 사회인으로 10대 자식을 두고 있는 너희를 걱정하는 것이 도리어 잔소리처럼 들릴지 모르겠구나. 그럼 우리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냐고? 어제나 오늘이나 대개 비.. 가족이야기 2010.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