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수요일마다 야채차가 옵니다 뚱하지만 밉지 않은 아줌마 사장님과 '새로운 게 뭐 있어요?' 하며 인사를 나누었지요 사장님은 상자를 열더니 나물을 들어 올렸습니다. 처음 보는 부지깽이나물이라 자세히 보는데, 시든 잎에 달팽이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거 제주도 애월읍에서 온 것이어여 허허' '나에게 주세요'하며 검정 봉투 속에 그걸 넣었지요 그렇게 해서 제주도산 달팽이를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아침마다 달팽이가 사는 플라스틱 통을 씻고 김치냉장고에 둔 부지깽이나물 몇 잎을 바꿔 넣어주었지요 다음날 통을 들여보니 검정 털실 오라기를 물에 불린 것 같은 똥도 보였습니다 며칠 후 부지깽이나물이 다 떨어져 우리가 먹는 상추를 넣어줬더니 신이 나서 먹습니다 왕성하게 상춧잎을 먹고 슬슬 기어 다니더니 그만 똥을. 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