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시도다 171

등허리

족구장에서 벌어지는 요란한 재미에 웃음을 보이며 서 있는데 그 운동장 건너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한 소나무 몇 그루가 있다 나를 닮았을까 내가 그를 닮았을까 한창 때 한국전통꽃작품을 구성하기 위해 휘어진 소나무을 찾아 많이 잘라서 이용했었다 그래서 일까? 지금 나는 쇠파이프에 의존하여 구부정하게 세월을 보내고 있다 굽은 소나무여 힘들고 어렵겠지만 오래도록 버티기 부탁한다

수필은 시도다 2022.05.17

노랑 나비 한 마리

오랜만에 외식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노랑 나비가 보입니다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너라 노란 나비 흰나비" 노랑 나비 한 마리가 발끝을 흔듭니다 가는 길 멈추고 내려다보니 노랑나비도 오랜만이라며 올려다 봅니다 나비 노란색은 부드럽습니다. 맑고 깨끗해 더러워지기 쉽습니다. 날아다니다 멈추고 다시 날아오르는 날개의 무늬는 화려합니다 보도블록 면에 붙어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날아가라고 손짓 해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곁에 있는 풀을 흔들어도 꿈쩍하지 않던 놈이 스마트폰을 동영상으로 변환하는 순간 날기 시작했어요. 얼떨결에 샷터를 눌렀지만 이미 보도를 지나 풀밭으로 날아갔네요. 분명히 풀밭으로 갔는데 제 눈에는 보이질 않습니다. 움직이는 모습을 찍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땅바닥에 무릎끓고 근접촬영하는 마누라..

수필은 시도다 2022.04.25

돌탑과 꽃잎 탑

지하철을 타기 위해 걸어가는 탄천 길가에 돌탑 3개가 있습니다. 바로 앞에 벤치도 있어 앉았다 가곤 하죠. 오늘도 잠깐 쉬고 있는데, 얕은 언덕에 흰꽃잎들이 두껍다랗게 쌓여 있어 꽃나무가 누워 있는 듯 보였습니다. 돌탑은 사람들이 지나가며 돌맹이 하나씩 올려놓고 각자의 희망을 쌓았지요. 목련나무도 하얀 꽃잎을 한잎, 두잎씩 떨어뜨려 마치 돌탑처럼 쌓아놓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들의 소원과 바램은 무엇일까요?

수필은 시도다 2022.04.09

마음 배탈

"코로나 아닌가요?" 묻는 소리뿐, 요즘은 옛날처럼 감기몸살이나 배탈을 마음대로 아플 수가 없습니다. 몸에 감기기운이 돌면 감기약 먹고 푹 자고 나면 다 완쾌되었는데, 그렇게가 안되는 요즘입니다. 배탈도 마찬가집니다. 입맛이 없어 며칠 먹지 않고 운동하지 않으면 절로 생기는 것인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선 병원에 마음대로 갈 수 없습니다. 약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저만 당하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아무튼 여자로 태어나 삼시 세끼를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다해도, 이 나이 먹도록 50년 이상을 같은 일을 지속해야 하는 것은 보통 스트레스가 아닙니다. 세끼를 만들어 정작 그것을 먹을 때는 먹기 싫을 때가 많습니다. 원체 솜씨 없음은 인정하지만. 유튜브를 보면서 열심히 새롭게 만들고 있는데 식구들은 ..

수필은 시도다 2022.04.02